펫로스 증후군 극복 일기-1주기
(2026.10.4 작성함)
오늘은 아기가 나를 떠난지 딱 1년이 되는 날이다.
무슨 얘기부터 해볼까..
부담 다 내려놓고 의식의 흐름대로 써봐야지.
정말 많이 울었다.
특히 화장하고 돌아온 날 처음 마주한 그 아이가 없는 집을 견딜 수 없어서 바로 뛰쳐나와 근처 교회에서 엉엉 울었다.
그런 슬픔은 처음이었다.
아파하던 그 아이가 가엽고 안쓰러워서, 그 아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그 아이가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, 떠나던 날 계속 토했는데 이제는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게 이 아이를 괴롭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는데 사실 데려갔어야 했던 걸까 싶어 너무 미안해서 등등등
수많은 이유가 한꺼번에 밀려와 나를 녹다운시켰다.
이때 처음 깨달은 게 있는데, 그래도 다룰 수 있을만한 사이즈의 슬픔이면 무슨 슬픔부터 처리해야하는지 알고 순차적으로 해치워갈 수 있는데(내가 의식하든 그러지 못하든), 그럴 수 없는 사이즈면 어떤 슬픔부터 처리해야하는지 알 수 없어 그냥 숨이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었다. 버거웠다.
정말 말 그대로 오열을 했다.
그리고 난 매달 4일이 가까워올 때마다 주기적으로 아파했다.
떠난지 1개월째네, 2개월째네, 3개월째네 ...
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.
그리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흘러갈수록, 내 몸이 아이 없는 일상에 적응해가는 것이 느껴지는 게 미치도록 싫었다. 흐릿해져간다는 사실 자체를 혐오할 정도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.
그래서 일부러 더 생생하게 추억하고 굳이 더 아파했다.
희한하게도 그러고나면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고는 했다.
난 이때 슬픔조차도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.
진짜 사랑은 슬픔도 사랑이다.
지난 1년간 내가 많이 들었던 노래는
폴킴-모든 날 모든 순간,
밍기뉴-아리에게,
아이유-봄 안녕 봄,
XIA(준수)-우리의 모든
이다.
그런데 아마 다들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.
이건 유난히 와닿았던 노래 몇 개들이라는 것을.
사실 그 아이 생각에 빠질 때면 그냥 무슨 노래든 다 내 마음을 울렸다.
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말 정말 많이 울었다.
그래도 확실히 점점 빈도는 줄어들고 있는 것 같긴 하다. 그리고 이제는 아주 약하게라도 따뜻함을 더 느끼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는 것 같다.
오늘은 이 노래가 참 내 마음에 와닿더라.
아이유-마음이라는 노래다.
툭 웃음이 터지면 그건 너
쿵 내려앉으면은 그건 너
축 머금고 있다면 그건 너
둥 울림이 생긴다면 그건 너
그대를 보며 나는 더운 숨을 쉬어요
아픈 기분이 드는 건 그 때문이겠죠
나를 알아주지 않으셔도 돼요
찾아오지 않으셔도
다만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이
여기 반짝 살아있어요 영영 살아있어요
눈을 떼지 못 해
하루종일 눈이 시려요
슬픈 기분이 드는 건
그 때문이겠죠
제게 대답하지 않으셔도 돼요
달래주지 않으셔도
다만 꺼지지 않는 작은 불빛이
여기 반짝 살아있어요
세상 모든 게 죽고 새로 태어나
다시 늙어갈 때에도
감히 이 마음만은 주름도 없이
여기 반짝 살아있어요
영영 살아있어요
영영 살아있어요
떠난 뒤에도 내게 사랑을 주는 내 아가야
언니 그래도 상태 많이 좋아졌지?
그렇다고 널 잊은 건 아니야
그렇다고 널 더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야
우리 아기는 똑똑해서 무슨 말인지 다 알 거야 그렇지?
앞으로도 갑자기 밀려오는 슬픔에 어쩔 줄 모르고 무너지는 일이 계속 있겠지만
이제는 마냥 슬퍼하기보다
네가 내게 주었던, 주고 있는 따스함에 더 집중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해볼게
우리 아기 너무너무 고마워
지금도 사랑해
영원히 사랑해 ~ ♥